(북리뷰 28)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정진영 장편소설)
책리뷰 총평
책 제목만 보면 내용이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라는 표현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책 주인공 아버지가 재혼을 했는데 나이가 주인공보다 어렸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주인공의 엄마도 꿈 많은 어린 시절이 있었던 것이고 주인공은 발달한 IT기술을 힘입어 AI가 만들어준 엄마를 영상으로 만나며 마음의 응어리가 치유됩니다. 목차를 보면 '끝'으로 시작해서 '시작'으로 끝납니다. 끝은 마지막이 아니고 시작은 새로운 희망을 의미합니다. 가족으로 인해 마음의 쓴 뿌리가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저자 소개
저자 정진영은 법대를 졸업하고 2011년 장편소설 도화촌 기행으로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을 수상하였고 2019년 침묵주의보로 백호임제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침묵주의보는 그 다음해 JTBC 드라마 허쉬로 만들어졌습니다. 문화일보에서 기자로도 일하다가 현재는 전업 작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목차
끝
기억
기록
고백
증언
시작
내용
주인공 범우는 법대생이었지만 고시에 여러번 낙방합니다. 학교 CC였던 여자친구는 고시에 합격하며 범우를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합니다. 선배의 권유로 글을 쓰게 된 범우는 1억 원 고료 문학상을 타며 화려하게 작가로 데뷔합니다. 그러나 그 뒤로 잘 풀리지 않아 생활을 위해 대필 작가로 살아갑니다. 생각지도 않게 대기업 HT의 나재필 회장 자서전을 대필한 인연으로 범우는 이 회사의 홍보실 부장으로 영입을 제안받습니다. 뭔가 잘 풀리는 듯했지만 그는 입사 신체검사에서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그는 함께 일하는 연구실 선임연구원의 도움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AI로 부활시키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자살한 어머니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범우는 오랫동안 일부러 외면했던 어머니의 과거를 되짚어 봅니다. 어머니의 일기를 읽고, 친지를 만나 어머니의 어린 시절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범우는, 어머니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어머니도 꿈을 가진 온전한 주체였음을 알게 됩니다. AI로 재현된 어머니를 만나며 범우는 처음으로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범우는 엄마의 산소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아까 제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셔서 고마워요."
범우는 마음의 치유를 얻습니다.
느낀 점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을 부모님께는 잘 못합니다. 우리나라 사회가 유교적인 배경을 지니고 있기도 하지만 사는 삶 자체가 녹녹하지 않았습니다. 먹고살기 바빴던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자녀에게 사랑한다고 표현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듣지 못하니 자녀 역시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은 변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보다 더 쑥스러워하십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부모님께 먼저 사랑한다고 말해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해봅시다.
by 비전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