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총평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쓰인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작년 말 기준 이미 100만 부 판매를 돌파한 책입니다. 이 책은 한마디로 '힐링소설'입니다.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닌데 베스트셀러라고 하여 책을 구매해서 읽어보니 저자가 글을 잘 쓰기도 했지만 한편 코로나19 시기에 많이 힘들었던 분들에게 위로를 주는 책이서 많이 판매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편리하게 물건을 살 수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 '편의점'이 '불편하다'는 역설적인 제목을 지닌 이 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위로와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상인 노숙자를 통해 오히려 위로를 받고, 그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얻으며, 또 주인공 스스로도 잃었던 자신의 과거를 찾아 새롭게 삶을 희망적으로 시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안정화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청년 실업률도 높고 집값도 여전히 싸지 않으며 사회는 노령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새롭게 일어나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저자 소개
저자 김호연은 국문학을 전공하고 2013년 '망원동 브라더스'로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장편소설 '연적', '고스트라이터즈', '파우스트' 등이 있고 산문집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가지 씁니다'를 펴냈습니다. (이름이 호연이라 저는 처음에 여자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지 않아도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글 내용 중 남자에 대한 생각이나 행동 묘사가 뛰어납니다.)
책 줄거리
서울역에서 편의점 사장의 파우치를 찾아준 것을 계기로 서울역 홈리스 '독고'는 편의점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동료들과 편의점을 찾는 손님들, 그리고 사장님의 아들에 이르기까지 독고는 도움이 필요한 존재에게는 세심한 도움을 주거나 악한 자에게는 참교육을 합니다. 그는 말도 더듬고 행동도 어리버리 하지만 이내 업무 파악을 정확히 하여 자신의 역할을 해 나갑니다.
홈리스 출신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동료의 무시를 받지만 그는 자신의 놀라운 잠재력과 뚝심으로 헤쳐 나갑니다. 오히려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됩니다. 책의 후반부에서 그는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찾게 됩니다. 본인이 의사였던 겁니다. 그것도 많은 돈을 벌려는 마음으로 고객을 상대하고 죽음에 이르게 했던 성형외과 의사. 그러나 그는 노숙자 생활과 편의점 생활을 통해 변합니다. 정직하고 의로운 존재로 변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과오를 진심으로 뉘우치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게 됩니다.
책이 주는 교훈
불편한 편의점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합니다. "너는 누구니?" "너는 너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는 무엇을 위해 인생을 살고 있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위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너무 바빠서 자신 한 사람 추스리기도 어려운 시대입니다. 그래서 모두 외롭습니다. 주인공의 이름이 '독고'인 것은 '고독'하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리스먼이 쓴 책 '군중 속의 고독'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옆을 보아야 합니다. 가족을 살펴야 합니다. 그래서 가족입니다. 돌아봅시다. 내 가족, 내 친구, 내 동료. 편의점 직원이 조금 불편하면 손님은 편해집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조금만 불편하면 내 가족, 내 친구, 내 동료는 편해집니다. 이 책이 말해주는 것이 바로 그 점입니다.
by 비전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