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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3) 어젯날 철전지원수의 땅에서 자유를 노래하다

by 비전코치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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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날 철천지원수의 땅에서 자유를 노래하다> 겉 표지 사진
(Photo by 비전코치)

 

북리뷰 총평

탈북 엘리트 청년들의 한국, 북한, 미국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책이고,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책입니다. 영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 미국 횡단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 북한 출신 엘리트들의 생각을 알고 싶은 사람은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철전지원수의 땅이란?

북한은 미국을 철천지원수라고 부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철천지원수란 '하늘에 사무치도록 한이 맺히게 한 원수'를 뜻합니다. 북한은 아마도 미국이 자신들을 괴롭힌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북한은 북한의 학생들에게 미국이 철천지원수의 나라라고 교육합니다. 그래서 북한의 학생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북한의 교육이 옳다고 세뇌당하여 미국을 철천지원수라고 생각합니다.

저자 소개

주성하, 조의성, 오스틴 등 북한의 청년 3명이 탈북하여 한국에 정착한 뒤, 미국을 횡단하며 쓴 책이 '어젯날 철천지원수의 땅에서 자유를 노래하다'입니다. 북한에서 늘 미국을 철천지원수의 나라로 배우며 살아오다가 바로 그 나라를 여행하게 됩니다. 한 명은 북한의 김일성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탈북하여 한국에서 동아일보 기자가 되었고, 한 명은 탈북 후 한국에 정착했다가 추후 미국으로 유학 가서 아이비리그에서 공부하고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나머지 한 명은 탈북 후 현재 한국 대학생으로 모두 엘리트들입니다. 이들은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와 서울숲 등 한국, 북한, 미국의 장단점 등을 직접 체험하고 비교분석하며 느낀 감회를 솔직하게 책에 나누었습니다.

 

한때는 미국을 원수처럼 여겼던 이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정신의 상징과도 같은 Route 66을 달리며 자신들이 북한에서 듣고 세뇌당해왔던 것들에 대해 솔직한 감회를 토론했고, 또 동시에 한국사회에서 살며 체감한 느낌과 미국의 대자연 및 사고방식 등을 있는 그대로 나누었습니다. 나도 살면서 지금까지 못 해본 미대륙 자동차 횡단을 직접 경험한 이들의 글을 읽으니 당장 떠나고 깊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사실 이들의 도전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탈북자인 이들이 항상 원수의 나라라고 들어왔던 곳을 하루이틀도 아니고 20일 가까이 차를 빌려서 다닌다는 것은 한국인으로서도 쉽지 않은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영어를 잘하는 방법

두명 중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오스틴(오스틴은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탈북자 출신이자 미국에서 일을 하는 신분이다 보니 그런 듯합니다. 나이가 가장 어린 조의성도 가명입니다.)에게 조의성군이 영어를 어떻게 공부했느냐고 묻는 부분이 나옵니다. 오스틴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들어가서 처음 영어 공부를 시작했어. 영어를 못하는 것은 귀가 뚫리지 않아서야. 나는 영어 배울 때 친구가 쓰던 MP3를 얻어와서 그 안에 있는 음악은 모두 지우고 영어 뉴스와 영어 성경을 집어넣었고 그걸 음악 듣는 것처럼 계속 듣고 다녔던 거야. 이해가 되고 안되고 상관없이."

 

그러면서 아래와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아는 영어 단어인데도 외국 사람이 말하면 알아듣기 힘든 건 그 발음이 익숙해지지 않았기 때문이야. 가령 한국말은 귓속말로 이야기해도 잘 들려. 그건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음이 어려서부터 귀에 익숙하기 때문이거든. 영어는 음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아는 단어라도 처음엔 잘 안 들려. 그래서 무작정 듣는 거야. 영어는 영어 음파가 따로 있어. 그걸 귀에 익숙하게 만드는 거야. 그리고 나중엔 라디오를 사다가 침대 밑에 놓았어. 그냥 집에 들어왔다가 나갈 때까지, 잘 때도 영어가 계속 들리게 하는 거지. 나는 그렇게 하고 나서 영어가 익숙해졌어. 한국에서 나는 내 귀에 영어가 익숙한 줄 알았는데 미국에 와서 보니 그런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더라고."

 

결국 이 친구는 미국 최고의 학교를 졸업하고 일자리까지 얻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어뿐 아니라 외국어공부는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귀가 뚫리면 말이 트입니다. 한국학생보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action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 둘째 딸에게도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습니다.

여행이 공부다.

저자 셋 중 막내인 조의성은 사람들이 "그렇게 여행만 다니면 언제 공부해?"라는 질문에 대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썼습니다.

 

"여행만 한 공부가 있나요."

 

그의 말처럼, 여행은 자신을 알게 하고 타인을 이해하게 하며 세상을 편견 없이 바리 보게 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글을 읽으며 이들이 한국이든 미국이든 나보다 더 많은 곳을 다녔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물론 탈북자들인 이들은 나처럼 부양할 가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부양할 가족이 없다고 하여 여기저기 다닐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두려움이든 내성적인 기질이든 나를 밖으로 보내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행이 공부이고 여행이 교육입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아래와 같이 끝맺음을 합니다. "삶이 여행 같아지기를!" 여행만 한 교육이 또 없습니다. 언젠가 우리도 탈북청년들과 함께 여행하며 마주 앉아, 현재 많이 벌어진 남과 북의 차이를 줄이는 대화와 통일준비를 함께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by 비전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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